서울대 학생 10명 가운데 7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75.9%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은 올해 1학기에 등록한 학부생 1,01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6~15일 설문조사를 실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08%포인트이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1%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해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당별 지지율은 민주통합당 10.6%, 새누리당 8.5%, 통합진보당 5.2%, 기타 정당 5.6% 등이었다. '무당파' 서울대생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 대학신문 조사(32.9%) 때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적'이라고 답한 학생도 2007년 23.2%에서 올해 52.2%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보수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0.5%에서 16.6%로 급락했고, 진보층 역시 33.5%에서 31.2%로 다소 줄었다. 대학신문은 "이념 성향이 중도적이라고 답한 학생의 82.3%가 지지 정당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사실이 학생들의 탈정치화와 직결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ㆍ11 총선 때 투표하겠다'고 답한 학생은 69.2%였고, 응답자의 75.9%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학신문은 "집권세력에 실망한 이들이 보수 이념을 버렸지만 진보로 전향하거나 기존 야당들에서 대안을 찾지는 않은 것"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당선에 20대의 몰표가 큰 기여를 했던 것처럼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부동층이 팽팽한 접전에서 결과를 가르는 '보팅 키'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말 대선에서 투표를 한다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38.3%로 가장 많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19.9%),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14.1%)이 뒤를 이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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