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차장검사는 1일 예고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에 대해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성역없이 수사해 그 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채 차장검사는 "검찰의 1차 수사결과에 대한 비난과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 엄단하는 것이 국민의 여망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뇌부의 이 같은 발언은 사찰문건 공개 후 검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특별수사본부 설치나 수사팀 확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어 국민적 의혹을 불식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이날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 증거인멸 교사 및 공용물건손상 교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2010년 7월 검찰의 불법사찰 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자료 파기를 지시한 혐의다. 이 전 비서관은 장씨에게 입막음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지만 검찰 조사에서도 자금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앞서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이번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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