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에 가장 촉각을 세우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중국은 그 동안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받던 미얀마 군사독재 정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민주화 바람을 탄 미얀마에 영향력을 넓히면서 두 나라간 기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과 개발가능성, 지정학적 가치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에 미얀마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미얀마를 통하는 방법뿐이다. 중국이 미얀마 서쪽해안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에겐 중국과 국경을 맞댄 국가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막는 것 이상의 외교적 성과다.
미얀마가 보유한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지난달 미얀마와 자국을 잇는 석유ㆍ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지역에 병원과 학교 20여개를 신설하는 등의 대규모 원조계획을 발표했다.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중국은 미얀마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바로 수입할 수 있다. 미국과 주도권 싸움을 하는 말라카 해협을 거쳐 수입하는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 미얀마에 경제제재를 가한 미국은 미얀마의 민주화 과정을 지켜보며 경제제재 해제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미얀마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 인도양에 대한 접근과 중동에서의 원유 수송에 필요한 지름길을 확보하는 데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미얀마는 미중 양국간 균형 외교를 펼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미얀마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