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쿄 등 수도권과 서일본 지역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진 규모를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도쿄만 북부에서 규모(진원지의 강도) 7의 직하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에도가와구, 고토구, 오타구 등 도쿄 23구 일부 지역과 가와사키시, 요코하마시에 진도(해당 지역의 강도) 7의 흔들림이 예상된다고 31일 밝혔다. 직하형 지진은 지진의 충격이 상하 수직으로 전달되는 형태로, 일반 지진보다 피해가 크다. 일본 수도권 내륙에 규모 7의 지진을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부과학성은 또 이 지진으로 도쿄 23구 대부분 지역과 가나가와현 일부에 진도 6의 흔들림이 예상되며, 2,500여만명이 인명ㆍ재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도호쿠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미야기, 후쿠시마, 이와테 등 도호쿠 3현의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다. 문부과학성은 지진 피해로 목조 건물 39만채가 완전 파손되고, 상수도관 피해도 3만4,0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내각부도 태평양 연안의 난카이해구가 진원지인 서일본 대지진의 규모를 최대 9.1로 높였다. 난카이해구는 일본 본토 중부의 시즈오카현에서 남부 규슈의 미야자키현에 이르는 지역이다. 일본은 2003년 이 지역 지진규모를 최대 8.8로 상정했으나, 지난해 규모 9.0의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하자 상향 조정했다.
지진의 예상 규모가 커지면서 지진 피해지역은 기존에 비해 5.6배 넓어졌다. 높이 10m 이상의 쓰나미가 예상되는 지역도 10개 지자체에서 90개 지자체로 늘었다. 고치현 구로시오마치는 34.4m, 아이치현 도요하시시에는 20.5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측됐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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