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절도범 돈 받고 풀어준 형사 경찰, 안 잡나 못 잡나… 행방 묘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절도범 돈 받고 풀어준 형사 경찰, 안 잡나 못 잡나… 행방 묘연

입력
2012.03.30 17:34
0 0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적발된 절도 용의자들로부터 무려 4년 동안이나 돈을 받고 사건을 뭉개 온 희대의 '독직 형사'행방이 한 달째 묘연하다. 경찰은 과연 이 형사를 안 잡는 것일까, 못 잡는 것일까.

서울 중랑경찰서는 형사과 강력팀 소속 경위였던 이모(46)씨의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 중이지만 특별한 단서를 잡지는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는 2008년부터 서울 중랑구 상봉동 C대형할인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들킨 현행범 8명을 따로 조사하면서 각 30만~150만원씩 받아 520만원을 챙긴 뒤 입건시키지 않은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 조사하고 풀어준 현행범만 4년간 300명이 넘어 여죄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 중랑서와 서울경찰청 내사가 시작된 것을 감지하고 같은 달 23일 사표를 내고 종적을 감췄고, 경찰은 지난 7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중랑서는 일단 이씨 외에 공범은 없다고 밝혔다. 신경문 중랑서장은 "지난 4년 동안의 경찰서 내부 폐쇄회로(CC)TV 자료도 점검했고, 이씨와 교류하거나 주말에 지속적으로 출근하는 등 수상한 행동을 하는 직원을 확인했지만 공범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동료 형사들은 가시방석이다. 이씨와 함께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졸지에 수 차례 사내 감사를 받다 보니 동료 형사들이 직접 이씨를 잡겠다고 나설 정도다. 한 중랑서 관계자는"이씨는 과거 동료였지만 이제는 엄연히 검거해야 할 피의자"라며 "이씨를 검거하기 전까지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서울경찰청에서 이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전담 팀을 꾸리지는 않았다. 때문에 경찰이 이씨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랑서 관계자는 "이씨는 사표 제출 직후 바로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사라졌다. 25년이나 경찰 생활을 했고 형사 출신이라 경찰의 수사 기법도 꿰고 있어 체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 서장은"32년 청문감사통인 내가 부임 한 달 만에 이씨의 비리를 적발해냈다. 경찰이 제 식구를 봐주기 위해 늑장을 부리는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