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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1/ 자문교수 1일 기자 - 부산 북·강서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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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1/ 자문교수 1일 기자 - 부산 북·강서을에 가다

입력
2012.03.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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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총선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30일 낙동강 벨트의 한 축인 부산 북구∙강서구을 지역을 찾았다. 여야가 벌이는'낙동강 전투'의 열기를 잠시라도 식히듯 봄비가 내렸다.

부산의 정치 지형은 역동적이고 복합적이다. 부마 민주항쟁으로 표출된 야성(野性)과 3당 합당 이후 20여 년째 새누리당의 텃밭을 만든 보수성을 동시에 지녔다. 또 부산 전체 면적 중 23%를 차지하고 있는 북구와 강서구 일대는 도시와 농어촌, 신도시와 구도심이 공존해 유권자의 표심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곳이다. 최근 2040 세대를 중심으로 야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지역주의 구도가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궂은 날씨에도 '순수 토박이'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와 '노무현의 막내 동생'을 자처하는 민주통합당 문성근 후보는 바닥을 훑으며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김 후보는 북구 화명역 앞에서 명함을 건네며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그는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를 입은 한 노인에게 다가가서 "어르신! 선거 끝날 때까지 매일 입고 댕겨야 합니데이"라며 말을 걸었다. 김 후보는 지지 기반이 약한 젊은 층에게 접근하기 위해 보육ㆍ일자리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지역에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소규모 창업 지원을 위한 아파트형 임대 공장도 건설해 지역 대학과 산학 클러스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문 후보 공격의 타깃은 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었다.그는 "지역 주민들이 문 후보에게 '저 사람 여기 왜 왔노?'라고 묻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해 뭘 안다고 출마했느냐'는 뜻 아니겠느냐"며 문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자신의 출마 이유와 정책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20년 넘게 새누리당이라는 나무에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며 애지중지했는데 이 나무는 꽃도 못 피우고 열매도 맺지 못한다"며 "새누리당에 대한 오래된 짝사랑, 일당지배체제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남북 철도를 개통시켜 이 지역을 동북아의 암스테르담과 같은 물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는 민주진보 진영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거세게 공격하면서도 김 후보 개인과는 가급적 각을 세우려 하지 않았다. 그는 "부산 시민과 소통하고자 한 것이지 누구랑 경쟁한다는 마음은 전혀 없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사는 지역과 연령대 등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강서구 대저동에 거주하는 임모(63)씨는 "무조건 새누리당이라예"라면서 "아무리 미워도 야당에 줄 수가 있느냐"며 새누리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북구 화명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은희(47)씨는 "이명박 정권하면 치가 떨립니더. 물가가 얼마나 올랐습니꺼"라며 '정권 심판론'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 및 세대 균열 현상'의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부산 지역의 경우 전통적인 '지역균열 현상'에서 젊은 세대와 고령층으로 양분되는 '세대간 균열 현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북구 덕천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3)씨는 "아버지는 자꾸 새누리당 찍으라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이 어디 그러냐"며 "친구들도 밥상머리에서 정치 얘기만 나오면 부모님이랑 논쟁을 하게 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두 후보 외에도 조영환 자유선진당 후보, 김선곤 국민생각 후보, 김재흥 국민행복당 후보 등도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고 있었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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