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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무차별 사찰/ 공기업 자회사 간부도 "제거해야"…호남출신 '표적사찰'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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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무차별 사찰/ 공기업 자회사 간부도 "제거해야"…호남출신 '표적사찰' 흔적

입력
2012.03.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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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의 사찰 문건 2,169건에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를 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정부ㆍ여당과 각을 세우는 김유정 민주통합당 의원 등 야당 인사, 전직 국회의원 P씨에 대한 정보 등이 상세하게 기록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2010년 2월 작성된 '전직 지방경찰청장 민주당 입당 관련 보고'라는 문건에는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 최석민 전 충북경찰청장, 정광섭 전 강원경찰청장 등 고위 경찰 3명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보인 정부 비판 움직임이 꼼꼼하게 정리돼 있다. 사찰팀은 이들이 용산, 촛불, YTN, 시국선언 교사 등을 언급하며 경찰과 정부를 비난했다는 점을 적시하고, 전 정부와의 인연을 주장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제점 및 조치 건의'를 통해 경찰청에서 반박 성명 등 적극 대응, 사실왜곡 차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과 배치되거나 대립되는 언행을 한 인사도 여지없이 사찰 대상에 포함했다. 임호선 당시 충북 진천경찰서장은 대운하 반대 등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배치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사찰을 당했고, 이송범 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도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상부 지시에 불응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기재됐다.

정부에 각을 세운 소위 문제단체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비방글에 대한 처리대책을 정리해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반하는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환경부 내 인사를 색출하라는 지시도 'BH(청와대) 하명' 사건으로 기재됐다. 반면 김수정 전 울산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에 근무할 당시 촛불집회 정국에서 가장 고생한 지휘관 중 한 명이었는데, 이후 인사에서 능력과 경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사찰팀은 서천호 당시 경찰청 경비국장, 이강덕(현 서울경찰청장) 전 부산경찰청장, 장전배 전 서울경찰청 교통관비부장 등 경찰대 1기 졸업생에 대해서도 인물평가, 업무능력과 청렴도, 전ㆍ현 정권 실세와의 인연 등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이들 중 한 인사에 대해서는 "낮잠을 하루에 2,3시간씩 자고, 경찰대 후배에게 보고 서류가 엉망이라는 이유로 지우개를 얼굴에 던진 사실이 청장에게 보고되는 일도 있었다"는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보고 내용에 포함시켰다.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공기업의 자회사까지 사찰팀은 손을 뻗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10월 당시 한국관광공사와 문화관광부 출신 간의 회사 내 알력 다툼 정보와 함께 당시 마케팅전략실장을 '문제 직원'으로 언급하며 '최우선 제거 대상자'로 기술하기까지 했다. 한 인사를 가리켜서는 '관광공사 출신 그룹과 맞서는 조직의 좌장'이라고 표현하는 등 '수장' '하수인' '심복' 등의 용어를 동원해 양쪽 출신들의 성향을 기재했다. 2010년 4월 보고서에는 박정삼 전 GKL 회장에 대해 총 11건의 비위 사실을 적시하고, 각각에 대한 형사고발 등 조치사항까지 꼼꼼하게 기재했다.

문건에는 영ㆍ호남 지역 인사 간에 뚜렷하게 대비되는 사찰 결과가 포함돼, 사실상 호남 출신에 대해 '표적 사찰'을 한 흔적도 눈에 띠었다. 광주 출신의 한 경찰청 간부에 대해 "고위 간부 비위에 대한 보고를 반려하는데 대상자 대부분이 호남 쪽 사람들로 호남 지역색이 강하다. 크레믈린 같은 면이 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전남 함평이 고향인 윤석윤 당시 중앙공무원교육원 기획부장, 전남 여수의 이상석 전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 등에게 일관되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경북고를 나온 변무근 전 방위사업청장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이행", 경남 김해 출신의 김구섭 국방연구원장에 대해서는 "군인 출신임에도 권위적이지 않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김문식 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 감찰 보고서에서는 아예 '호남 출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파벌'을 언급하며 "정보를 독점하고 인사를 농단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내 '호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출신 인맥'을 나열하기도 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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