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구제금융기금을 약 8,000억유로로 일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3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유로그룹회의를 열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기금 등을 합쳐 총 8,020억유로의 위기 진화 '방화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8,020억유로 규모의 방화벽은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내년 7월 1일 EFSF를 대체해 출범하는 유로존의 항구적 구제금융기구인 ESM의 대출 한도는 예정대로 5,000억유로로 제한된다. ESM과 EFSF가 병행 운영되는 내년 6월까지는 EFSF의 대출액 2,000억유로를 유지해 대출한도는 7,000억유로로 늘어나는데, 여기에 그리스 등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자금 1,020유로를 합치면 방화벽의 총규모는 8,020억유로가 된다고 유로그룹은 설명했다.
EFSF의 기금잔액 2,400억 유로는 내년 6월 말 이전에 기존 방화벽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비상용을 쓸 수 있는 '예비 방화벽'으로 사용키로 했다. 또 ES M의 대출 여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ESM 자본금 납입 시한을 당초 5년에서 3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유로그룹은 "방화벽 확대를 결정함으로써 여건이 크게 개선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국제적 파트너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항구적 구제금융 규모는 5,000억유로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초 프랑스 등은 EFSF와 ESM을 전면 병행해 대출 한도를 9,400억유로로 늘릴 것을 요구했으나 독일은 두 기금의 상한선을 5,000억유로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럽증시는 이날 유로존 구제금융 증액 소식 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02%, 독일 DAX30지수는 0.82% 상승했으며 영국의 FTSE100지수도 약 0.6% 올랐다. 또 미국의 다우존스도 상승 출발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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