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30일 대검찰청에 검찰의 수사 지휘에 반발하는 공문을 보내 검ㆍ경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청은 이날 '선관위 수사 의뢰 사건 등 지휘에 대한 경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A4용지 5∼6장짜리 공문을 대검에 발송했다. 경찰은 이 공문에서 "지난해 '형사소송법 시행령(대통령령)' 개정에 따라 내사 사건의 경우 검찰이 경찰을 지휘할 수 없다"며 "사건을 정식으로 이첩해 수사 의뢰할 경우 적극 수사에 나서겠지만 법적 절차에 어긋난 방식으로 수사를 지휘하는 데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공문 발송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검ㆍ경 수사권 조정 갈등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ㆍ11 총선 금천구 예비후보자 A씨 금품수수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서울 금천경찰서에 사건을 내려 보내자 금천서는 이를 거부하는 등 핑퐁게임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대통령령 개정 이후 지난 15일 '검찰 사건 사무규칙(법무부령)'을 개정해 내사 사건도 수제번호를 붙여 경찰을 지휘하도록 했다. 하지만 경찰은 "내부규정으로 무늬만 바꾼 내사사건 지휘"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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