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앙숙 대결의 열기가 전에 없이 뜨겁다. 문자 그대로 일촉즉발이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이 오는 1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장외에서부터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사령탑부터 프런트에 이르기까지 전에 없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원은 이번 홈 경기를'북벌(北伐)'로 정의했다. 한자로 북벌이라고 새겨진 주장 완장을 곽희주에게 채우고 특별 제작한 '북벌' 티셔츠 333장을 팬들에게 판매한다며 홍보전을 펼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 구단 프런트는 발끈했다. 최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원의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다. 그러나 우리가 수원의 홈 경기장에 원정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북벌'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같은 명문은 라이벌이라 해도 서로를 폄하하지 않는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구단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수원 구단이 공식적으로 펼치고 있는 일련의 활동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다. 주장 완장과 동영상 제작 등으로 서울을 폄훼하고 자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원은 이에 대해"북벌이란 '북쪽에 있는 서울을 정벌하여 K리그를 평정한다'는 의미일 뿐 상대를 자극하기 위함이 아니다. 주장 완장은 지난해 10월 서울과의 홈 경기부터 착용했고 선수들의 승부욕을 고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 감독은 지난 25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에서"전북을 꺾기 위해 한 주 내내 전복을 먹었다. 수원과의 경기를 앞두고 무엇을 먹을지는 상상에 맡긴다"고 했다. 수원의 팀 명칭인 블루윙스를 상징하는 닭을 먹겠다는 뜻이었다. 윤성효 수원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즘 유행하는 인디언식 이름 짓기로 내 이름을 풀어봤더니 '붉은 황소를 잡아 먹는다'는 뜻이더라"는 말로 대응사격을 펼쳤다.
수원 사령탑에 부임한 후 서울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고 있는 윤 감독은 만원 관중이 들어차는 홈경기라는 점에서 연승 행진을 자신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수원과의 첫 번째 라이벌전에서 0-1로 석패한 최 감독은 "이기기 위해서는 질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라며 지난해의 패배를 거울 삼아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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