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언론 장악 기도를 뒷받침하는 사찰 문건이 공개되면서 '낙하산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노조들의 목소리가 더 거세졌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찰 문건을 공개한 '리셋 KBS뉴스9'의 보도 경위를 밝히고 "정권의 꼭두각시 역할로 공영방송 KBS를 망친 김인규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석 새노조위원장은 파업 중인 KBS 기자가 특종을 한 것과 관련해 "(9시뉴스를 통해 보도하지 못해)참담함과 자랑스러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또 KBS 사찰 문건에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불안 자극해야 KBS를 장악할 수 있다고 언급된 부분과 관련, 실제 24억원을 투입한 컨설팅사의 경영진단이 실시됐다고 덧붙였다.
사찰 문건 공개에 대한 KBS 사측의 이중적인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김인규 사장이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문건의 특정부분만 발췌 보도해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한편 KBS 뉴스를 통해 방송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사측이 '리셋 KBS뉴스9'에서 리포트를 한 심인보 기자 등 13명의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노조는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징계라니 어이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YTN 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이 배석규 사장 선임에 개입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배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사찰 과정에 YTN 내부 인사들이 협력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현재도 의심을 받는 몇 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말 연쇄파업을 해온 YTN 노조는 당초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로 예정됐던 4차 파업을 3일까지로 이틀 연장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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