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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소득 2만2489달러 사상 최대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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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소득 2만2489달러 사상 최대라는데…

입력
2012.03.3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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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훌쩍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구 2,000만명이 넘는 국가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 10번째로 잘 사는 나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물가 급등 탓에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별반 개선되지 않았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2만2,489달러로 전년(2만562달러)에 비해 1,927달러나 늘어났다. 2007년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2만1,632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237조원으로 전년보다 5.4% 불어난 데다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연평균 -4.2%)하면서 달러로 표시한 1인당 GNI가 급증한 것이다. 전 세계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44위이며,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선 10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한 작년 실질 GNI는 전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실질 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3.6%)과의 격차가 2%포인트가 넘는다. 실질 GNI 증가율이 GDP 성장률에 한참 밑돈다는 것은 경제의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실제 소득 증가가 이를 뒤따르지 못한다는 뜻이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교역조건이 악화한 탓이다. 실제 지난해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은 66조원으로 기준년인 2005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러다 보니 가계의 순저축률은 2.7%로 전년(3.9%)에 비해 1.2%포인트나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소득에 비해 필요 지출이 그만큼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성장의 과실이 근로자 등 가계에 돌아가는 몫도 미미했다. 국민소득에서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노동소득의 비율(노동소득분배율)은 59.0%로 2년 연속 60%를 밑돌았다. 나머지 40% 이상은 기업들이 챙겨가는 몫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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