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이 28일(현지시간) 주한미군 항공전력의 증강을 미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먼 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나와 "주한미군은 충분한 전투항공여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위해 차출된 (주한미군 항공전력) 대대의 한국 복귀 검토를 국방부와 육군성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서먼 사령관의 발언은 테러와의 전쟁에 주한미군 부대가 동원돼 한국에서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먼 사령관이 말한 '차출된 대대의 한국 복귀'는 아파치 공격헬기 2개 대대의 한국 재배치를 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군은 한국의 현 정부와 지난 정부 시절 아파치 공격헬기 3개 대대 가운데 2개 대대를 한국에서 빼내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아파치 공격헬기 1개 대대도 기능이 유명무실해졌고, 이후 한국군은 급히 공격헬기 부대의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군이 한국에 배치했던 아파치 대대는 탱크와 장갑차를 이용한 북한의 기갑 침투를 막고, 공기부양정과 상륙정을 통한 해안 침투를 차단하는 등 지상작전에 꼭 필요한 전력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서먼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현재 병력과 장비로도 임무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서 "약간의 조정을 하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정부에서 국방정책에 간여한 한 군사전문가는 "미군 사령관 휘하에 아파치 대대가 없는 곳은 주한미군 밖에 없다"면서 "서먼 사령관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에 투입했던 미군이 철수하면서 현재 미군의 가용전력은 충분한 상태다. 하지만 예산삭감에 나선 미 국방부가 고액 운영비가 소요되는 아파치 대대를 한국에 증강 배치하기가 쉽지 않아 '아파치 전력공백'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 함께 선 피터 라보이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대행은 "올해 북한의 호전적 행동이 중대한 우려 사안"이라며 "북한에게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은 한국을 교란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로켓의 안정성이나 영향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파편으로 인해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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