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0대 그룹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액수가 한 해 17조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7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액수(27조원) 중 65%를 차지, 10대 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사주 2세에게 부를 승계하는데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 47개 민간 기업집단의 광고, 시스템통합(SI), 건설, 물류 계열사에 대한 2010년 내부거래 규모를 29일 발표했다. 자산기준 10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이 6조2,500억원으로 가장 내부거래 액수가 많았고, 현대자동차(3조8,870억원) 롯데(2조3,110억원) SK(1조8,890억원) LG(1조3,800억원) 순이었다.
특히 삼성은 한 해 2조2,880억원어치 전산 관련 일을 삼성SDS에, 2조2,480억원에 달하는 건설 물량을 삼성물산에 몰아줬다. 삼성전자로지텍에게 몰아 준 물류 일감도 1조3,970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의 대부분(88%)이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 경쟁입찰을 통해 내부거래를 중소기업에 개방하는 내용의 모범기준을 만들어 기업들에게 채택하라고 권고했다. 10대 그룹은 4월부터 이를 준수키로 합의했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방침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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