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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2/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본 공식 선거운동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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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2/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본 공식 선거운동 첫날

입력
2012.03.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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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한국 정치의 과거와 현재, 미래 풍경이 동시에 떠올랐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첫 지원 유세 모습을 언론을 통해 지켜봤다. 여야 지도부의 지원 유세임에도 예상 외로 인파가 적었다. 나의 정치 초창기인 1960년대와 70년대와 비교하면 선거 풍토가 많이 달라졌다.

1980년대 내가 대구에서 출마했을 때의 풍경이 생각났다. 여야 후보들이 함께 모여 유세하는 '합동연설회'가 있었던 시절이다. 당시에는 연설을 끝낸 후보 측이 동원한 유권자들이 상대 후보의 연설 시간에 썰물 빠지듯 유세장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금은 개인연설회만 있다. 합동연설회를 폐지한 것은 인신 공격과 동원 선거를 하지 말고 건전한 정책 경쟁을 하라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여야는 이번 선거 초반전에 말꼬리 잡기와 색깔론 제기 등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9대 국회의 모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이전투구와 추태가 계속된다면 국회가 정상적으로 개원하기 어렵다. 이어 19대 국회는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폭력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여야의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 정치는 중대 기로에 있다. 이번 선거를 거치면서 다시 소생하느냐, 국민 불신이 심화되느냐가 결정된다. 여야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돌려막기' 공천을 많이 하는 바람에 정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됐다. A지역 공천을 바라던 후보를 갑자기 B지역에 공천하는 돌려막기는 유권자들을 너무 무시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내가 사는 지역에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유권자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진 것 같다.

또 대통령 임기 5년 차에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현정권의 과거 4년에 대한 평가와 미래 정권에 대한 기대 심리가 동시에 반영되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여당은 미래를 거론하면서 안정 의석을 달라고 주장하고,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선거'이므로 유권자들은 양 측면을 모두 생각하면서 투표하면 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얻는 정당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지만 그 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수 의석을 얻은 정당이 교만하거나 오만하게 보이면 대선 결과는 다시 뒤집힐 수 있다. 국민들은 견제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2, 3년은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남북관계나 주변 4강과의 관계, 국내 정치ㆍ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정당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60% 가량에 불과하다. 아직도 부동층이 30~40%에 이른다는 뜻이다. 우리 유권자들은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주길 바란다. 여야 정당들도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의 주름살을 펴주기 위한 정책 대결을 벌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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