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연금(국민→퇴직→개인) 중 퇴직연금 시장은 현재 1강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증권과 보험(특히 생명)이 전통의 강호 은행을 추격하는 양상. 1월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10위권에 은행은 7개가 포진한 반면 증권과 보험이 각 1, 2곳이다.
증권사들은 올해를 기회로 여긴다.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시행되면 은퇴시장이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의무가입 대상(IRP)으로 바뀌는 개인퇴직계좌(IRA)에 공을 들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IRA의 비중은 현재 7.6%에 그치지만 매년 몸집을 키우면서, 은행과 대형 보험사가 틀어쥐고 있는 확정형(DB, DC)상품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삼성증권은 올 들어 IRA 적립금 증권업계 1위(점유율 25.1%), 금융업 전체 7위로 뛰어올라 은퇴시장 선점에 시동을 걸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추격에 나섰고, 대신 대우 우리투자증권은 중위권에 포진해있다.
증권사들의 전략은 '예금금리+α'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는 바닥 수준을 헤매고 있고, 이마저도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일 확률이 높다. 적어도 원금을 잃지 않아 안전하다는 은행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30년 넘게 자본시장의 흥망을 겪어본 터라 은행 보험업보다 종합자산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자산의 '보관'을 넘어 '운용'을 통해 경쟁업종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