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산악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50m) 정상 등반에 도전한다. 서울대의 에베레스트 등정은 개교 66년 만에 처음이다.
29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학교 농생대 산악회 소속 에베레스트 원정대 14명은 30일 오전 네팔로 떠난다. 히말라야 산군(山群) 쿰부에 차려지는 베이스캠프까진 모두 따라가지만, 정상엔 오영훈(34ㆍ미국 UC리버사이드대 인류학 박사 후보), 서정환(29ㆍ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작물분자육종연구실 연구원), 유선필(21ㆍ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2)씨 등 등반대원 3명만 오른다.
한 달여 고소 적응 훈련을 거친 뒤 5월 중순쯤 등반에 나설 예정이다. 등반대원 3명의 입산 허가비 3만달러(3,400만원)와 셰르파(히말라야 산악 등반 안내인) 인건비 등 2억5,000만원 규모의 경비는 산악회원 15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이번 원정은 산악회가 2008년 기획한 '세계 5대륙 최고봉 등정 사업'의 일환. 1989년과 2009년 각각 북미와 유럽 최고봉인 매킨리(6,194m)와 엘브루스(5,642m) 등정에 성공한 산악회는 올해 에베레스트에 오른 뒤, 아직 정상을 밟지 못한 남미ㆍ아프리카 최고봉 아콩카과(6,959m), 킬리만자로(5,895m)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등반대장인 오씨에겐 이번이 두 번째 에베레스트 등정 시도다. 고(故)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에 속해 2006년 한 차례 정상을 노렸지만 목표 지점을 약 300m 앞두고 산소 마스크 고장으로 포기했다. 오씨는 "최근 10년 간 등반 기술 발달로 과거보다 에베레스트 등반이 수월해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산은 높고 저산소 환경 등 절대적 어려움은 상존한다"며 "반드시 등정에 성공해 아쉬움을 떨치겠다"고 말했다.
등반 루트는 1953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첫 발을 디딘 영국원정대의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오른 초등 코스다. 비교적 오르기 쉬운 루트란 평가지만 등반 경력이 오씨와 서씨에 크게 못 미치는 유씨에겐 특히 만만치 않은 길이다.
유씨는 "지난해 12월 훈련을 위해 에베레스트 인근 로부체 동봉(6,119m)을 등정한 데 이어, 최근엔 불암산ㆍ수락산ㆍ사패산ㆍ도봉산ㆍ북한산 45km 능선을 20시간 동안 중단 없이 걸어 두 번 완주했다"며 등정의욕을 과시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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