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인삼공사의 벌떼 공격이 난공불락의 '동부 산성'을 함락시켰다.
KGC 인삼공사는 2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은행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놀라운 패기와 집중력으로 초반 열세를 뒤집고 74-7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부는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1차전 패배 후 "동부가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라고 했던 이상범 KGC 인삼공사 감독의 말은 괜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1차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도 제공권을 내주며 막판 집중력이 부족해 패배했던 KGC 인삼공사의 '영건'들은 괄목상대할 경기력으로 동부의 베테랑들을 무너뜨렸다.
KGC 인삼공사는 1차전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하루 만에 완벽히 커버하는 저력을 보였다. 1차전 리바운드에서 20대 41로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2차전에서는 32대 30으로 앞서며 제공권 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섰다. KGC 인삼공사는 리바운드에서 중요한 것은 신장이나 위치 선정이 아니라 투지라는 것을 일깨워졌다. 슈팅이 림에 맞고 나오면 너나 없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 들었다. KGC 인삼공사는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는 15대 4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포인트 가드 김태술(180㎝)이었다.
경기 내내 놀라운 투지와 체력으로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김태술의 활약은 14점 4어시스트의 기록 이상으로 빛났다. 상대 프런트 코트에서부터 볼을 잡은 상대와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강력한 프레스를 걸었다. 동부의 포인트 가드 박지현(184㎝)은 김태술의 밀착 마크에 꽁꽁 묶여 4점 3어시스트에 머물렀다. 공격의 시발점 역을 했을 뿐 아니라 마무리 능력도 빛났다. 시의적절한 볼 배급으로 공격의 숨통을 틔었고 고비 때마다 던지는 중장거리포는 어김 없이 림에 꽂혔다.
김태술의 손은 4쿼터 중반 불을 뿜으며 역전 드라마를 총지휘했다. 경기 종료 7분 2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킨 김태술은 오세근의 골 밑 슛으로 62-61로 역전한 종료 5분 53초에는 크리스 다니엘스의 투핸드 덩크슛을 어시스트하며 기세를 올렸다.
KGC 인삼공사는 어렵사리 뒤집은 전세를 지켜내는 솜씨도 하루 전과는 180도 달랐다. 베테랑 김성철의 관록이 빛났다. 5점 1어시스트에 그쳤지만 4쿼터 종반 반드시 한 골이 필요할 때 천금의 어시스트와 득점을 올렸다. 72-68로 앞선 종료 1분 16초에는 깨끗한 미들슛으로 쐐기점을 뽑아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원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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