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미국에게 쿠바 경제 제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2박 3일의 쿠바 일정 마지막 날인 28일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공항에서 출국 기념식을 갖고 "외부의 경제 제재가 쿠바 국민에게 부당한 부담을 안기는 현실 속에서 쿠바가 새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미국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959년 친미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킨 이듬해부터 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카스트로 정권이 쿠바 내 미국인과 미국 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하자 미국은 1962년 경제봉쇄정책을 아예 법제화한 뒤 반세기 넘게 쿠바 경제를 옥죄고 있다.
교황은 쿠바 정부에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교황은 "국민이 기본적 자유를 제한당해 새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과제 수행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dpa통신은 그러나 "교황은 이번 방문기간 동안 쿠바의 인권문제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황은 약 30만명이 모인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교황청 대사관에서 카스트로 전 의장과 30분간 환담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나이 관련 농담을 하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85세인 카스트로 전 의장은 교황보다 한 살이 많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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