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돼지고기 생산가격 진실공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돼지고기 생산가격 진실공방

입력
2012.03.29 12:06
0 0

'4.000원이냐, 4,800원이냐.'

양돈농가가 정부의 삼겹살 무관세(할당관세) 수입에 항의해 다음달부터 돼지고기 출하 중단을 선언하자, 정부가 돼지고기 생산비용을 공개하며 농민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외국 돼지고기를 수입하려는 정부와 생계를 지키기 위한 양돈농가 간의 충돌이 엉뚱하게 '돼지고기 생산가격'논란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자청해 양돈협회가 제시한 사료비 등 생산비 상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찬호 축산정책관은 "양돈용 사료 평균 가격은 2010년 ㎏당 541원에서 지난해 605원으로 11.8% 상승했다"고 제시했다. 권 국장은 또 "농가의 올해 돼지 출하가격은 1~3월 평균 ㎏당 4,200~4,400원에 형성돼 2010년 동기보다 15% 정도 높은 반면 ㎏당 추정 생산비용은 4,034원"이라며 양돈협회의 주장과 달리 양돈농가가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으로 손해를 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돼지고기 생산가격은 2010년 통계청 생산비 항목에서 비육돈 사료 상승분 12.7%, 가축구입비 상승분 49.3%, 물가상승률 4%를 적용해 산출했다.

이에 대해 양돈협회는 당장 "양돈농가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며 반발했다. 양돈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양돈 생산비의 60~70%를 차지하는 사료비가 42% 인상됐고 난방비는 30%나 인상되는 등 지난해 ㎏당 생산비는 4,800원이었다"고 반박했다. 협회 관계자는 또 "농식품부가 제시한 생산비는 사료협회 평균 사료가격과 사료비 인상률에 근거한 추정치이지만 우리는 협회 농가들이 사용하는 사료 가격을 실제 조사한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숫자놀음으로 현실을 호도하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생산비 논란을 지켜본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정책 실패의 부담을 힘없는 농민들에게 전가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양돈농가나 소비자 모두 피해자"라고 씁쓸해 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