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도 안 되는 최빈국 중 하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75%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지구상 마지막 낙원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보물 마다가스카르에는 1년 3모작 벼농사를 지으며 쌀밥을 먹고 사는 아시아의 후예들이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상징인 바오바브나무처럼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론다바 지역 사람들을 30일 밤 8시 50분 방송하는 EBS '세계의 아이들'이 만났다.
바오바브는 신이 거꾸로 던져 심었다는 전설을 지닌 나무다. 바오바브나무들이 자라는 거리에 서면 신비로운 정취에 빠져 낯선 세계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주지만 이곳에 사는 아이들의 고달픈 삶은 낭만과 거리가 멀다. 마다가스카르의 문맹률은 무려 80%.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 학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밖에 안 되지만 월수입이 7만원 내외에 불과한 가난한 소작농들에게는 큰 돈이다.
조나는 한창 학교에 다녀야 할 12세 소년인데도 아버지를 도와 아침에는 농사를 하고 오후에는 고기를 낚으며 저녁에는 사탕수수 장사까지 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땀 흘리며 일한 뒤에도 쌀밥이 아닌 나무뿌리 죽을 먹어야 한다. 소년은 고달픈 일과를 마치고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되레 "행복하다"고 말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 사는 가족을 위해 직접 전구를 만들어내는 착한 소년이기도 하다. 조나의 작은 소망은 마다가스카르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비는 운전사가 되는 것. 바오바브 거리의 '어린 왕자' 조나에겐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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