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에 20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하면서 투표 용지 길이가 역대 최장인 3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용지를 인식할 수 있는 신형 자동개표기가 필요한데 절대 수가 모자라 일부 지역에서는 수작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전체적인 개표 업무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총선에서 사용되는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 길이는 31.2㎝로, 15개 정당이 후보를 낸 2008년 18대 총선 때의 23.2㎝보다 무려 8㎝가 더 길다.
선관위가 전국에 배치한 전자개표기 1,861대 중에 1,377대(74%)는 24.7㎝까지만 투표용지를 판독할 수 있는 구형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는 개표요원이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머지 484대의 신형 개표기도 자칫했으면 이번 개표 작업에 사용되지 못할 뻔 했다. 2010년 6ㆍ2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입된 신형 개표기는 투표용지가 31.8㎝를 넘으면 인식할 수 없다. 따라서 후보 등록 정당이 한 개 더 늘었다면 용지 길이가 32㎝를 넘게 돼 비례대표 개표에서 전자시스템 전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었다.
전자개표기는 1분에 220~250장, 1시간에 1만3,000~1만5,000장을 처리할 수 있으며, 지역구 투표용지 중에서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한 서울 종로가 19.5㎝로 가장 길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