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는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비교해 참석한 정상수가 3배나 많았다. 수행원과 보도진까지 합치면 무려 1만여 명이 움직였다.
때문에 이들이 묵은 호텔가도 한없이 분주했다. 준비위원회는 정상들을 서울 시내 특급호텔 12곳으로 나눴는데, 호텔들은 자존심을 걸고 서비스경쟁을 벌였다.
가장 바쁜 곳은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이었다. 정상회담 장소였던 코엑스회의장과 가장 가까운 탓에 그랜드인터컨티넨탈과 코엑스인터컨티넨탈 두 곳을 합쳐 중국 인도 등 약 15명의 정상이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힘든 건 역시 보안. 출입자에 대한 검문검색은 물론 음식에도 철통보안이 가해졌다. 룸서비스로 주문된 모든 음식은 보안팀 입회 하에 조리됐고 같은 음식을 두 개씩 만들어 시식 후 이상이 없어야 비로소 방으로 전달됐다.
9명의 정상이 묵은 롯데호텔은 '감동'에 역점을 뒀다. 정상들이 머무는 방에 각 국가의 국화(國花)를 장식품으로 배치했고, 침대보에는 해당국 언어로 정상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W서울워커힐 호텔의 경우 목욕가운에 정상과 수행원들의 이름을 새겨 선물로 증정했다.
음식 맛에 매료된 외국국빈의 찬사도 있었다. 요르단 등 4개국 정상이 머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는 압둘라 빈 알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호텔 내 갈비전문식당 '명월관'에서 갈비 맛을 본 뒤 즉석에서 갈비와 김치 각 15㎏씩을 구입해 갔다. 그의 아들 후세인 왕자는 W서울워커힐 호텔 레스토랑 '키친'의 메뉴 치즈버거 맛에 반해 3박4일 동안 내내 그 음식만 먹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은 26일~27일 이틀 간 호텔 외곽에 배치된 경비ㆍ소방인력 500명에게 음료수와 햄버거를 제공했는데, 그 비용만 1,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때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묵었던 호텔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호텔은 물론 외교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회의 전부터 2중3중의 마스터플랜을 짰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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