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남편으로부터 염산 공격을 받아 얼굴이 일그러진 파키스탄 여성이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파크라 요누스(33)는 10대 때 댄서로 일하다가 지역 유지의 아들인 빌랄 카르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의 폭력으로 결혼 생활은 3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고 요누스는 친정으로 거처를 옮겼다. 어느 날 밤 친정 집을 찾은 전 남편은 자고 있는 요누스의 얼굴에 염산을 부었고 요누스의 얼굴은 처참하게 녹아 내렸다.
카르의 의붓어머니 테미나 두라니는 "요누스는 코가 내려 앉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으며 호흡을 위해 입에 빨대를 꽂곤 했다"며 "과거 가족을 먹여 살렸던 요누스가 테러를 당한 이후 요누스 집 안이 빚더미가 됐다"고 말했다.
요누스는 10여 년간의 치료 끝에 17일 치료 차 머물던 이탈리아 로마의 6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그의 시신이 모국으로 돌아온 25일 파키스탄은 분노에 휩싸였다. 전 남편이 무죄로 석방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여성의 비참한 처지와 권력자들의 뻔뻔한 행태가 공분을 일으킨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염산 공격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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