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총기사고로 얼굴의 반을 잃었던 30대 미국인의 안면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볼티모어 메릴랜드대 병원이 36시간의 수술 끝에 리처드 노리스(37)에게 코, 입, 턱 등 새로운 얼굴을 선사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노리스는 1997년 총기사고 후 부모와 함께 버지니아의 시골 마을에서 은둔 생활을 해 왔다. 병원 측은 “수술 성공으로 노리스가 취업이나 결혼 등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술은 노리스의 원래 얼굴과 기증자의 신체 조직을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에게 신체 조직을 제공한 기증자는 노리스 외에도 5명의 환자를 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노리스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 수술 후 3일 만에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깨어났다. 의식을 찾은 노리스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거울’. 담당의사인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외과 교수는 “(노리스가)거울을 보고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며 껴안았다”고 말했다. 이후 6일 만에 눈을 깜빡이고 혀를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잃었던 후각도 되찾았다. 로드리게스 교수는 “전에는 노리스의 얼굴을 차마 마주보기가 힘들었다”며 “거울을 보면서 면도를 하고 이를 닦는 노리스의 지금 모습은 예전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노리스와의 직접 인터뷰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현지 의료진들은 2008년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미국 내 첫 번째 안면이식 수술을 시행한 이래 이번 수술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전면 안면이식 수술은 2005년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노리스는 세계에서 23번째로 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됐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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