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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소상공인들이 눈물로 쓴 1192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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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소상공인들이 눈물로 쓴 1192장의 편지

입력
2012.03.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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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독산동에서 22년간 자동차 정비업을 해온 김민정 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비회사가 주변에 들어와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경기 안양시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최병율 씨는 최근 한 대기업이 운영하는'에코 하우스'라는 인테리어 매장 때문에 장사가 더 안 된다고 하네요. 서울에서 30년 동안 커피 자동판매기를 운영해온 김종진 씨는 대기업들의 자판기 시장 진출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이들은 하나 같이 말합니다. "대기업이 이런 것까지 해야 합니까?"

재벌가 딸들이 차린 빵집이 연초부터 논란이 됐습니다.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대부분 철수를 결정했죠. 하지만 사실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동네 빵집이나 슈퍼는 물론이고 서점 미용실 자전거점포 등 유통 서비스업에서 이제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죠. 골목 상권을 지키던 전국의 소상공인들은 지금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편지를 썼습니다. 손바닥 만한 엽서에 구구절절 사연을 빼곡히 적었습니다. 총 1,192장입니다. 이 사연들은 28일 열린 한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바로 전국소상공인포럼 출범식(사진)입니다.

이 포럼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이 모여 결성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네트워크를 결성한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소상공인들에겐 비로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셈이지요. 이날 행사에서는 그런 의미를 담아 1,192장의 편지가 정부측에 전달됐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1,192일까요. 이는 헌법 제 119조2항이 잘 지켜지길 바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조항에는 '적정한 소득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적시하고 있죠. 그래서 '경제민주화' 조항으로도 불립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1,192장의 사연은 우리 경제민주화의 현주소를 낱낱이 보여주는 보고서인 셈입니다. 정부도 정치권도 꼭 한 장씩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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