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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씨 "BBK 가짜 편지 배후에 이상득·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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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씨 "BBK 가짜 편지 배후에 이상득·최시중"

입력
2012.03.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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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이른바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로 제시한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인 치과의사 신명(51ㆍ미국 텍사스 거주)씨가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BBK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신씨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10월 나에게 원문을 보여 주며 가짜 편지를 쓰게 한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이 그해 12월 대선이 끝난 뒤 검찰 조사 중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번 일을 조정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며 "이 때문에 검찰 조사에서 양 실장과 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신씨는 "가짜 편지를 써서 양 실장에게 준 것을 홍 의원이 한 달 뒤 BBK 기획입국설의 결정적 증거라고 공개했다"며 "홍 의원 보좌관이 지인을 통해 홍 의원 대신 사과하면 받아 주겠냐고 물어왔지만 홍 의원이라면 몰라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사과를 받을 순 없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BBK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후보라고 주장한 김경준씨가 입국하자 기획입국설을 주장하며 김씨와 미국에서 함께 수감됐던 신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있었고, '큰집'이 청와대로 해석되면서 김씨가 당시 여권에서 대가를 받고 입국한 것 아니냐는 기획입국설이 제기됐다. 이후 편지의 실제 작성자가 신경화씨가 아닌 동생 신명씨로 드러나 다시 논란이 일었고, 김씨는 지난해 말 신씨 형제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신씨는 가짜 편지를 쓴 배경에 대해 "평소 친부모처럼 돌봐 주던 양 실장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형(수감 중이던 신경화씨)의 미국 생활을 원상태로 복구시켜 주겠다고 해서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하고 형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작성했다"며 "양 실장에게 준 편지가 어떻게 홍 의원의 손에 들어갔는지, 홍 의원 스스로 입수 경로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당초 3월 말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밝혔지만 신변 보호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귀국하지 않고 베이징에 더 머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앞서 미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는 "김씨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의 피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해 가짜 편지의 작성 경위를 진술하겠다"며 "홍 의원이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4월 5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로 폭로할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홍 의원으로부터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홍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신씨 혼자서 주장하는 것일 뿐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고 "선거를 앞두고 음해를 계속한다면 수사기관에 강제 귀국 등 관련 조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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