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도입된 만 5세 누리과정(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두루 적용하는 공통 교육과정)에 대해 유치원 교사 10명 가운데 8명은 "문제가 많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조가 전국의 유치원 교사 1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누리 과정의 개정이 필요하다"(82.4%), "현재의 유치원 교육환경은 누리과정을 적용하기 어렵다"(82.4%), "누리과정 연수 내용이 실제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73.6%)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78.4%는 5세 유아에게 적용할 별도의 누리과정은 필요 없다고 답했다. 서울의 한 유치원교사는 "기존 유아교육과정은 쉬운 I수준, 어려운 II수준으로 나눠 교육하도록 해 학생의 개별 발달단계에 맞춰 가르칠 수 있었다"며 "만 5세라고 해도 수준이 다른 아이들에게 누리과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유아의 숫자가 적어 3,4,5세 아동의 혼합반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농산어촌 유치원에서는 누리과정 적용이 오히려 혼란을 가져온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방의 한 유치원 교사는 "농산어촌 유치원의 혼합연령학급에서는 한 명의 담임이 5세 아동을 데리고 누리과정을 가르치면 나머지 아동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88.5%는 혼합연령학급에 누리과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교사를 충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별도로 운영되던 교육과정을 통합해 공통으로 운영하려는 의도는 타당성이 있지만 유아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함에도 졸속 추진하다 보니 일선 교사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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