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은 과거 권위주의정권이 선거 때 쓰던 단골메뉴다. 공안 이슈를 부각시키거나 야당 후보에 붉은 이미지를 덧씌워 국민들의 거부감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분단국가의 특수성, 한국전쟁의 이념적 상흔에 기댄 색깔론의 위력은 컸다.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민주세력의 10년 집권 시절 각종 북풍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그 영향력은 많이 감소하게 됐다.
그런 색깔론이 다시 불거지는 조짐이다. 일반 국민들한테는 생소한 통합진보당 내 경기동부연합의 실체 논쟁이다.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새누리당이 이를 공론화하자, 야권이 거칠게 반박하면서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개요는 이렇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하다 막판에 사퇴한 것은 경기동부연합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김일성을 추종하는 민족해방론(NLㆍNational Liberation)자들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권을 모두 차지했다, 이들이 국회에 들어오면 큰일 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시민 공동대표는 "무협지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의 후보 사퇴는 당 지도부의 충분한 토론 이후 본인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일이며, 비례대표 당선권 1~10번은 민노당 출신 4명, 국민참여당 출신 2명, 외부 개방 3명, 통합연대 출신 1명 등으로 정파별 당원 숫자대로 뽑혔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도 "경기동부연합은 10년 전 해산됐다"고 밝혔다.
이런 해명대로 경기동부연합 논쟁은 지나치게 확대되고 과장된 색깔론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내 민노당 세력이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 내 인권 침해나 핵개발 등에 침묵하고, 일부 골수 자주파가 종북주의 성향마저 보이는 것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들이 저항세력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국회에 진입, 교섭단체까지 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진보성을 넘는 종북주의 노선은 이제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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