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입 수험생이라면 EBS 강의를 비롯, 인터넷강의 하나쯤 듣지 않는 학생이 없다. 하지만 인터넷강의가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출석체크도 없는 강의를 꾸준히 듣는 것 자체가 굳은 의지 없이는 힘든데다, 강의 중 인터넷 사이트 팝업 창이나 메신저 창이라도 깜박이면 집중력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등ㆍ하교 시간도 아껴서 쓰겠다며 휴대기기에 강의 동영상을 담아봤지만 멍하니 흘려 듣다 보니 뭘 배웠는지조차 깜박하기 일쑤다.
인터넷강의를 성적향상에 십분 활용하는 노하우는 없을까. 인터넷강의 활용 공부법으로 올해 대학에 합격한 선배 2인방의 조언을 들어봤다. 두 사람은 지난달 '2012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강남인강) 장학생'에 선발됐다.
혼자선 집중 어려운 시간활용
올해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및 조경계열에 합격한 신주연(19ㆍ서울 노원구ㆍ대진여고 졸업)씨는 내신, 수능, 수시 대비를 모두 인터넷강의로 했다. 그는 "자기주도 학습을 하기에는 인터넷 강의가 좋다고 생각해 고1때부터 인터넷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며 "학원을 오가는 왕복 40분도 아끼고, 놓치거나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반복해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평소 수학, 과학, 영어 3과목의 강의를 꾸준히 들었다는 신씨는 주로 선행학습 교재로 인터넷강의를 활용했다. 그의 공부 순서는 ▦인터넷강의 교재 예습 ▦인터넷강의를 들으며 내용 숙지 ▦1차 복습 ▦학교 수업을 통해 내용 마스터 ▦해당 단원 문제집을 풀며 내가 약한 부분 찾기 ▦시험기간에 인터넷강의 필기 다시 읽기 ▦틀린 문제 정리하기 등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한 단원에 관한 내용을 자기 스케줄에 맞춰 최소 5번 반복해 공부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 공부했다. 결과는 수학, 물리, 생물은 3년간 1등급이었고, 3등급에 머물렀던 영어 역시 평균 1.5~2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졸업 당시 신씨의 수학ㆍ과학 평균등급은 1.01등급으로 서울대 수시 서류 통과 안정권이었다.
물론 빡빡한 일정에 강의 듣기가 늘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학교 수업은 무조건 최대한 소화하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에 나만의 공부를 하자는 계획을 세웠다"며 "아침 자습시간에 영어단어나 한자성어 암기를, 점심시간에 영어듣기 공부를,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학교 교실에서 넷북으로 인터넷강의 듣기로 예습을 하는 틀을 갖추고, 이를 지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수능 대비를 위해서는 방학을 활용했다. 그는 "주로 고3 1년을 문제풀이 위주로 복습하는 경우가 많아 과학 2과목 등 주요 과목을 겨울방학에 인터넷강의로 선행학습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씨의 학교는 신씨가 수능에서 꼭 선택해야 했던 과학 두 과목의 수업을 선택 학생이 없다는 이유로 개설하지 않아 인터넷강의가 큰 도움이 됐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바로 필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소단원을 모두 듣고 잠시 강의를 일시정지해 둔 뒤 내용을 회상하며 필기하는 것. 이렇게 해야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큰 단원이 끝나면 새 종이에 학습내용의 개요 혹은 마인드맵을 그려보며 복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해 둔 과학과목의 기본 개념과 심화학습 내용은 추후 생물 특기자전형 심층면접에 임하는 기본기가 됐다.
신씨는 또 "인터넷강의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질문하는 자세를 가져야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는 인터넷강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강으로 복습 습관 들였죠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를 100% 반영하는 진리자유전형을 통해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새내기가 된 김나운(19ㆍ경북 문경시ㆍ문경여고 졸업)씨는 "변변한 학원이 없는 시골출신의 한계를 인터넷강의로 극복했다"며 "전교생이 60여명인 산간벽지 중학교를 졸업했고, 과외나 학원 같은 별다른 사교육은 받지 않았는데, 시내 고등학교에서 내신 1.04등급의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로 복습에 큰 비중을 두고 인터넷강의를 들었다. 그는 "강의 필기를 충분히 하고, 문제를 풀면서 복습을 했는데, 이 때 모르는 부분이나 문제가 나오면 필기노트를 보면서 개념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강의내용을 곱씹어 보는 복습 과정에서 나름대로 그림도 그려보고, 정리도 해보면 이해가 좀 더 빠르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다. 눈으로만 듣지 말고 강의 내용을 필기, 그림으로 정리해둬야 원하는 때에 다시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해도 정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아예 강의 동영상을 찾아 들어보면 된다.
또 그는 "자신만의 수강 장소를 정하는 등 어떻게 공부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지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취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때 공부 할 수 있는 인터넷강의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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