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산거머리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그 동안 물에 사는 흡혈성 거머리는 국내에 16종이 발견됐지만 땅에서 서식하는 흡혈성 산거머리는 처음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7~8월 토양동물 현황조사 중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독실산에서 소문으로만 전해오던 독실산거머리(학명 해마딥사 류큐아나·사진)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몸길이 2.5~3㎝의 원통형 독실산거머리는 온도가 높고 축축한 곳을 좋아해 산 속 낙엽이나 바위 밑에 산다. 미세한 온도와 공기 변화, 진동으로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해 피를 빠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에 30분∼1시간 동안 보통 1㎖, 최대 2∼6㎖의 혈액을 흡혈한다. 피를 빨 때 마취성분을 분비해 물려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피가 굳는 것을 막는 항응고제도 분비해 상당량의 출혈이 계속될 수 있다.
서홍렬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관은 "산거머리는 동남아와 일본 등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이번 탐문조사로 독실산에서 이미 80년 넘게 살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기후변화로 인근 섬이나 제주도, 남해안 내륙까지 산거머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