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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의 부활… '쪽박 펀드' 오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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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의 부활… '쪽박 펀드' 오명 벗는다

입력
2012.03.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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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심모(51)씨는 2007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혼합형투자신탁1호Class-A)에 가입했다. '전세계 어디든 돈이 되면 투자한다'는 광고와 "펀드로 돈 벌었다"는 주변 얘기에 혹해 부인 몰래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2,4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8개월 새 600만원(-25%)이 사라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환매했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2008년 10월 매달 40만원씩 적립식으로 인사이트펀드에 가입했다. 중간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3년5개월이 지난 현재 수익률은 17.75%. 41회째 넣은 원금 1,640만원은 1,931만원으로 불어났다.

'쪽박펀드'의 상징이던 인사이트펀드가 되살아나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등에 따르면 인사이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23%, 설정(2007년 10월 31일) 이후 수익률은 -17.27%다. 2008년 11월 반 토막을 넘어 60% 이상 손실이 났던 걸 감안하면 112%나 올랐으니 가히 상전벽해다.

그간 인사이트펀드는 '바이코리아펀드'(현 코리아레전드펀드)와 더불어 국내 펀드사(史)의 영욕을 함께 했다. 2007년 출시 일주일도 안돼 2조원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등 두 달 만에 5조원이 몰렸다. 펀드에 가입하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가입금액을 제한하기까지 했다. "증시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경고는 묻지마 펀드 광풍에 묻혔다. 투자자의 탐욕을 부추긴 금융회사의 무책임한 행태도 눈감아주는 분위기였다.

성공은 잠시였고 몰락은 길었다. '통찰력(인사이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자산에 나눠 투자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당시 꼭지에 오른 중국에 집중 투자하는 '바이차이나' 전략으로 손실을 키웠다. 그런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투자를 계속 늘려 2009년 6월엔 중국 비중이 80%에 달했다. 이른바 몰빵으로 잃은 돈을 다시 몰빵으로 되찾겠다는 식이었다. 절망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설정금액은 현재 절반으로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환경마저 나빠지면서 인사이트펀드는 쪽박의 대명사, 계륵 같은 존재로 치부됐다.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 입장에선 명운을 걸고 어떻게든 살려야 했다. 오죽하면 두문불출하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공식석상에 나타나 "미래에셋의 명예를 걸고 인사이트의 수익률을 반드시 높이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당시 누적수익률은 -13.61%. 그러나 지난 한해 수익률은 -1.6% 수준에 그쳤고, 손실을 상당부분 만회한 투자자들은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회수했다.

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의 성과는 작년 말부터 감지되고 있다. 전세계 시중자금이 풀리면서 시장이 강세를 띄기 시작했고, 펀드 투자구성도 다양해졌다. 중국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 10.92%까지 떨어졌고, 대신 미국(32.94%) 한국(23.48%) 브라질(7.87%) 영국(5.42%) 비중을 늘렸다. 중국에 대한 사랑이 미국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최근 애플이 발표한 50조원 주주환원정책도 인사이트펀드에겐 희소식이다. 국내 해외펀드 중 애플 주식에 가장 많이 투자(전체자산의 6.38%)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128억원 정도다. 미래에셋은 애플의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과실이 펀드 수익률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펀드란

특정자산, 지역에 제한없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대상을 발굴해 투자하는 '고위험ㆍ고수익' 펀드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영이 2007년 10월 22일 최초로 해외 '인사이트펀드'를 출시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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