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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폴리페서 논란… 캠퍼스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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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폴리페서 논란… 캠퍼스 시끌

입력
2012.03.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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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폴리페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교수직도 그대로 유지하는 '양다리 걸치기'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것이다.

폴리페서는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교수를 의미하는 '프로페서(professor)'의 합성어로 정치권에 진출해 정치적 욕망을 실현하려는 교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이 정계에 나가 있는 동안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후배 학자들의 교수 진출 기회도 가로막히는 만큼 휴직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19대 총선에 출마한 현직 대학 교수는 학생 수업 부담이 크지 않은 총장이나 석좌ㆍ초빙ㆍ겸임ㆍ특임교수를 제외하더라도 여야 합쳐 20여명에 달한다. 새누리당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통합당 3명, 통합진보당 2명,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각 1명 순이다. 이들은 교수 직함을 그대로 갖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일이 잘 돼 당선되면 4년간 학교를 휴직하고, 잘 안 되면 학교로 돌아오겠다는 심산이지만 각 정당은 자기 문제이다 보니 아예 눈을 감고 있다.

의원에 당선되면 교수직에서 사퇴하도록 하거나 선거 기간 휴직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18대 국회에 제출됐지만, 원내에 교수 출신 의원들이 많다 보니 수년째 계류 중인 상태다. 대학들도 선출직 공천을 받을 경우 사직토록 한 성균관대나 고려대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겸직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더욱이 비례대표 진출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 서울대의 경우엔 교수들의 공직 진출과 관련해 아무런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많은 폴리페서들이 규정미비 덕을 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현 정권의 요직을 거치면서 8년째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로 이름만 걸어놓고 있다.

19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2번을 받아 당선 안정권으로 평가 받는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4년 임기를 마치면 반드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이라며 "그 이후 의원으로 남는다면 사직을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갑 지역구 박혜자 민주통합당 후보(호남대 행정학부 교수)는 "이번 1학기 수업을 맡았지만 시간강사가 강의를 하도록 조치했다"며 "당선되면 휴직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0번을 배정 받은 경제학과 이만우 교수에게 27일까지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의원과 교수 중 무엇을 택할 생각인가, 둘을 병행한다면 학생들의 수업권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학생회 관계자는 "연 800만원이 넘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수업조차 안정적으로 들을 수 없다면 학생에게 어떤 권리가 남느냐"고 물었다.

물론 폴리페서들은 다른 전문직과 마찬가지로 교수 역시 공직 진출 기회가 막혀선 안 된다고 항변한다. 이만우 교수는 "직능별 전문인을 의정에 참여시키려는 비례대표제 취지에 비춰볼 때 의사, 변호사 등 다른 직군과 교수 간 형평성이 고려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표까진 아니더라도 정계 진출을 위해 정당 공천을 희망하는 교수에게서 학교가 학기 시작 전 휴직계를 받는 등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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