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조모(35)씨는 최근 선불교통카드를 구입했다. 지금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신용카드에 탑재된 후불교통카드기능을 사용하다 교통카드로 대체한 것. 매번 충전하는 게 다소 번거롭지만 눈에 띄게 늘어난 교통카드의 혜택에다,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교통카드로 영화표를 결제하고 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표를 한 장 더 받았다"며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받는 혜택이 기대했던 것보다 다양하다"고 말했다. 선불교통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도 조씨가 선불 교통카드를 이용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일반 마트 등 다양한 상점에서 결제할 수 있고 동시에 신용카드처럼 포인트 적립 및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가 속속 출시되면서 신용카드 시장을 넘보기 시작했다.
통합선불카드는 최대 5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편의점은 물론 영화관, 마트, 놀이공원 등에서도 결제 및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교통카드는 주요 고객층인 10대를 중심으로 '용돈카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올해부터 선불카드도 체크카드와 같이 소득공제율 30%를 적용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알뜰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신용카드 대체용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카드 결제액을 소득공제 받으려면 카드 발급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카드 등록을 마쳐야 한다.
신용카드 시장의 후발주자인 롯데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롯데는 기존 교통카드인 마이비카드와 이비카드를 계열사에 편입시킨 후 캐시비카드로 통합했다. 이어 롯데멤버스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제휴사를 확대하고 있다. 캐시비카드는 대전ㆍ광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중교통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서울 등을 제외한 전국 캐시비카드 서비스 가맹 택시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캐시비카드는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 롯데 계열 제휴사에서 결제할 때 최대 1%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적립된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출시 일년 만에 150만 장이 넘게 발급됐다.
서울시와 대중교통카드 협정을 맺은 한국스마트카드는 이에 맞서 기존 티머니 카드 결제 기능에다 멀티멤버십 포인트 적립 기능을 더한 POP티머니카드를 지난해 말 선보였다. POP티머니카드는 광주ㆍ진주 등을 제외한 전국 대중교통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전국 서비스 가맹 택시의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 GS25 등 GS&포인트 가맹점 결제 시 결제와 동시에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4월부터는 파리바케뜨, 베스킨라빈스 등 해피포인트 가맹점에서도 결제할 때 포인트를 자동적립 해준다. 1,0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할 때 구매금액의 5%를 적립해주는 식이다.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POP티머니 카드는 50만장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카드는 올해 소득공제 혜택 확대에 힘입어 교통비 결제라는 한정된 이미지를 벗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 이어 제3의 결제카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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