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 참석차 대전 지역을 방문했다. 추모식 참석 외에 일정은 달랐지만 이번 총선에서 '승부의 추'역할을 할 충청권 방문이라는 점에서 정가의 시선이 쏠렸다. 두 사람은 현지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이어갔다.
열흘 만에 충청권을 찾은 박 위원장은 이날 다른 공식 일정 없이 희생자 추모에만 시간을 할애하는 등 안보 이슈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고 한주호 준위와 해군 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한 뒤 "46인의 용사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단단히 하게 되는 오늘"이란 소회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추모식이 끝난 후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만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은 세계 평화와 동북아 평화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7일에는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을 찾아 후보자들을 격려한 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9일에는 서울 종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원 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우세 지역 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경합 지역을 주로 찾아 다니며 새누리당에 등 돌린 민심을 다독이고 지지를 호소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측근에게 "잠을 안 자고서라도 (지원 유세에) 다니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조용한 움직임을 보인 박 위원장에 비해 한 대표는 추모식 참석 직후 "박 위원장은 MB 아바타"라고 칭하는 등 직접적인 대여 공세에 나섰다. 한 대표는 "지금의 MB정권과 박 위원장은 서로 다르지 않다"며 "민생파탄은 난폭 운전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조수석에 앉은 박 위원장의 줄푸세가 만든 합작품"이라고 박 위원장을 직격했다.
한 대표는 세종시로 이동해 "세종시는 누가 지켜냈나. 충남도민과 세종시민이 지켜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세종시를 이해찬 전 총리가 이제 행정수도에 준하는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건설 현장을 둘러보면서 "다른 사람한테 세종시를 맡기면 강으로 갈지 산으로 갈지 알 수 없지만 비전과 추진력이 있는 이 전 총리라면 정권을 잡든 못 잡든 완성하실 거라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한 대표는 이어 인근 조치원과 공주를 잇달아 방문해 주로 재래시장 등지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새누리당 지역구 후보 230명을 ▦친재벌ㆍ부자 후보 ▦MB돌격대 후보 ▦몰역사 후보 ▦부도덕 후보 등으로 분류해 공세를 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대전·공주·세종·조치원=강윤주 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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