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부생들이 만드는 '대학신문' 구독률이 10여년 새 반토막이 됐다. 종이신문에 대한 전반적 호감도 하락의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결과다.
서울대 학보(學報)인 대학신문이 26일 공개한 창간 60주년 기념 학부생 1,067명 대상 인식도 설문조사 결과 서울대 학부생의 대학신문 구독률은 34.7%로, 13년 전인 1999년 구독률조사 결과(7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종이신문 구독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대학신문 구독률은 각각 58.4%와 39.3%로,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대학신문은 "서울대생들은 구독률 감소 원인으로 TV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의 발달을 꼽았다. 인쇄물을 통하지 않고도 빠르고 간편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정보 유통 경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시간으로 속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종이 매체의 위기를 가중시켰고 이 때문에 학내 신문의 구독률도 함께 떨어졌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또 흥미로운 이야기의 부재(15%), 실질적 정보 제공 부족(12.9%) 등을 고쳐야 할 점으로 지목했다. 이는 대학신문이 주로 다루는 학내ㆍ외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신문은 "'학생사회의 위기'가 2000년대 들어 본격화하면서 과ㆍ반 등 학생 기초자치단위가 급격히 붕괴하고 전통적 의미의 학생회도 꾸리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학교 운영, 사회 현안 등 학보가 주로 다루는 콘텐츠가 더 이상 독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문에선 이밖에 친근하기보다 엄숙한 기사체가 독자에게 위화감을 준다는 의견이 13.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경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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