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두 사람은 26일 오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로켓 발사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오바마, 후진타오 두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회담 후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AFP통신에 "두 정상은 (북한의) 잠재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발사 후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포기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중국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회견에서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접근법이 수십년 동안 평양의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중국이 우려사항을 북한에 전달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져야 하며 북한의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와 접촉을 계속하고 북미합의를 존중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후 주석은 회담에 앞서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어렵게 조성된 계기가 반전되는 상황을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이란의 핵무기 획득 시도에 반대하며 대화로 이란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저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사람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로켓 발사를 자제하도록 신호를 보내기로 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메드베데프 두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과 시리아 유혈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란은 국제의무를 이행하고 핵무기가 아닌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유혈 사태 해결을 위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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