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잉락 친나왓 총리가 26일 오전10시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여성 리더십- 태국 총리의 비전’을 주제로 특강했다. 잉락 총리는 정계 입문 두 달 만인 지난해 8월 태국의 첫 여성 총리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그는 바쁜 일정 때문에 10여분 동안 특강했지만 시종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여성의 힘은 국가성장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전제한 뒤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론 여성과 남성이 협력해야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잉락 총리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태국에서 여성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하며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을 잘 안다”고 했다. 그는 “나 스스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총리가 되기 위해 수없이 싸워왔다”며 “여성 개개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특강은 잉락 총리가 한국의 미래 여성 리더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이화여대 측에 밝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출신 이화여대 재학생 10여명을 비롯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태국 출신의 한국학과 대학원생 케스마니 추띠몬(26)씨는 “남자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태국의 편견을 깬 잉락 총리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다”며 “평등과 평화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는 여성리더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앞서 잉락 총리는 24일 4대강 사업 현장인 경기 여주의 이포보를 둘러봤다. 태국은 지난해 7월 이후 4개월 가까이 계속된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피해를 입었고, 지난해 말에는 방콕 시내 일부가 침수되면서 잉락 총리는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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