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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41> 프로야구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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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41> 프로야구 개막

입력
2012.03.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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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7, 10회 말 투 아웃 만루상황.

MBC청룡 6번 타자 이종도가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삼성라이온스의 에이스 이선희. 이선희는 이날 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사 1, 3루에서 강타자 백인천을 고의사구로 걸렀으니 이제 이종도와 승부해야 한다.

초구는 볼. 두 번 째 볼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타자에게 절대 유리한 볼카운트. 이제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볼 넷이면 밀어내기로 승부도 끝이다.

심호흡을 한 이선희는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타자의 무릎 안을 파고들던 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려는 순간 이종도의 벼락같은 스윙에 찌그러지더니 이내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쭉쭉 뻗어 나간 볼은 좌측 담장을 넘어갔고 이종도는 두 팔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1982년 3월 27일 MBC청룡과 삼성라이온즈의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모습이다.

이 날 경기는 프로야구 출범을 축하하듯 홈런 4개를 포함 26안타가 터진 화끈한 타격전을 펼치더니 만루 홈런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흥행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82년 '어린이에게는 꿈을, 젊은이에게는 정열을, 그리고 모든 국민들의 선량한 여가생활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

지역 연고에 따라 서울 MBC청룡, 부산경남 롯데자이언츠, 대구경북 삼성라이온즈, 광주전라 해태타이거즈, 대전충청 OB베어즈, 인천경기강원 삼미슈퍼스타즈 등 6개 팀으로 구성됐다. 22연승의 대기록을 세운 투수 박철순이 속한 OB베어즈가 원년 우승을 차지했다.

30년이 지난 오늘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한 NC다이노스의 창단으로 한국프로야구가 9개 구단 시대를 맞이하게 됐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원년부터 지금까지 구단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팀은 삼성라이온즈와 롯데자이언츠 둘 밖에 없다.

85년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OB는 두산베어즈로 이름을 바꿨고 MBC청룡은 LG트윈스로 변모했다. 야구의 명가 해태도 경영난으로 인해 기아타이거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팀은 넥센히어로즈. 원년에 삼미슈퍼스타즈로 출범해 청보핀토스, 태평양돌핀스, 현대유니콘스를 거쳐 2007년 팀 해체의 아픔을 겪고 우리히어로즈로 재창단돼 현재의 넥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 한해 프로야구는 기존 6개 구단을 비롯해 86년 7구단으로 참여한 한화이글스와 99년 쌍방울레이더스가 소멸된 후 창단된 SK와이번스 등 8개 팀이 승부를 겨루게 됐다. 2012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전은 4월 7일 열린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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