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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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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입력
2012.03.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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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 뒤에서

당신은 내 생각을 조금도 않지만

하지만 돌도 더위도 추위도

또한 당신도 막을 수는 없지

내 맘대로 내 속에서

마치 계절이 오가며

땅 위에 숲을 만들 듯

내가 당신을 부쉈다 다시 맞추는 것을.

● 그토록 많았던 마음속의 사랑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단어와 관념들을 거친 물결 위의 배처럼 흔들리게 하는 사랑. 그래서 매일매일 멀미를 하는 것 같은 날들. 그런 짝사랑의 날들에 늘 곁에 두고 읽게 되는 시입니다.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벽 사이에서 나는 숱하게 당신을 그리고 지우고 부수고 맞추었답니다. 세 개의 벽과 두 개의 문은 나의 그 요란했던 공사가 전혀 들리지 않을 만큼 멀리 있는 건가요? 두 개의 문이라니, 내 방문을 열면 당신의 방문이 보여요. 동서남북 중 세 방향으로 두꺼운 세 개의 벽이 있어요. 나머지 하나는? 당신이 있는 쪽이 환하게 뚫려 있습니다. 나는 당신 바로 곁에 살아요. 이 못 듣는 사람아. 어제 밤새 내가 땅 위에 숲만 그렸겠어요? 세계사를 다시 쓰고 세계지도를 다시 그렸어요. 내가 그린 숲 속의 잠자는 공주처럼 영원히 깨지 않는 사람아. 내게는 당신을 깨울 그 한 번의 입맞춤이 없는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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