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시장이 주도하는 정치학원 유신정치숙이 24일 개강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 학원을 통해 자신이 이끄는 지역 정당 오사카유신회를 전국정당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기존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날 개강식에서 "위기에 처한 일본을 진심으로 바꾸려면 큰 승부가 필요하다"며 "국가를 바꾸려면 전쟁이 필요한데 현대사회에서는 이를 선거가 대신한다"고 언급하면서 유신정치숙 출신을 차기 총선 후보로 내세울 의사를 비쳤다.
오사카유신회가 올해 초 모집에 나선 유신정치숙에는 3,326명이 응모했으며 서류 전형 등을 통해 2,025명이 선발됐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당시 고령자 보호시설에서 근무한 40대 남성은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던 중 하시모토의 개혁에 관심을 갖고 응모했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이 변호사로 재직하던 5년 전 법정에서 상대편을 변호했던 변호사는 "법정에서는 격렬하게 대립했지만 정치가 하시모토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사카유신회는 논문 심사, 면접 등을 통해 인원을 절반으로 추린 뒤 중의원 해산이 점쳐지는 6월 중 차기 중의원 선거에 내보낼 후보자를 공천할 계획이다.
유신정치숙이 본격화함에 따라 기존 정치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현재 추진중인 소비세 인상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6월 중의원 해산을 통해 정계 개편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칫 오사카유신회의 세력만 키워줄 수 있어 중의원 해산 문제를 당분간 꺼내지 않기로 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대안책으로 야당인 자민당과의 연립내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당내 반발이 큰데다 하시모토 시장이 "기성정당의 담합"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뜻대로 될 가능성이 낮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총재는 아예 조기총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유신정치숙은 아직 총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며 "중의원 해산을 늦출수록 하시모토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의원 조기 해산 후 총선을 치르더라도 자민당이 과반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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