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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라면 가격 담합 '나홀로 시인' 옛 영광 꿈꾸는 삼양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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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라면 가격 담합 '나홀로 시인' 옛 영광 꿈꾸는 삼양의 용기?

입력
2012.03.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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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회사들이 9년 동안이나 라면가격을 담합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발표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대표적 서민식품이자 국민간식인 라면값을 짬짜미했다니, 당연히 일벌백계를 내려야 할 사안입니다.

라면업체들은 한사코 담합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시장의 70%를 점유한 1위 사업자가 담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고, 다른 식품업체도 "1위 사업자가 올려서 따라 올린 것"이라고 항변했지요.

그런데 부인을 하지 않는 한 군데가 있습니다. 삼양식품입니다. 실제로 공정위 조사에서 삼양만 유일하게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덕적 자책감 때문만은 아니었을 테고, 삼양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 까요. '자수하면 용서한다'는 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과징금 116억원을 면제받는다는 점에 끌렸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1위 사업자 농심이 받게 될 과징금 폭탄(1,077억원)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업계에선 더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습니다.

1963년 탄생한 '삼양라면'은 우리나라 라면의 대명사였고, 오랫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지요. 그러나 1989년 정부가 삼양라면이 20년 넘게 써온 쇠고기 기름이 공업용이라고 고발(공업용 우지파동)한 이후, 퇴출직전까지 몰리게 됐지요. 5년여의 공방 끝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최종 판결이 났지만 이미 시장은 '신라면'의 농심이 장악한 뒤였습니다.

삼양은 지난해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으면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농심이 무너져 준다면 삼양은 옛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다 보니 업계에선 "농심에 타격을 주려고 자진 신고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삼양은 몇 차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작년 11월엔 특정 마트의 판촉행사 결과만을 놓고 "나가사끼 짬뽕이 신라면을 눌렀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물의를 빚었구요. 이후 삼양식품 주가가 크게 오르자, 창업주 전중윤(93) 명예회장의 손자(18)군이 소유한 '비글스'가 삼양식품 주식 12만주를 팔아 치워 4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어떻게 미성년자가 대주주가 될 수 있나" "주가가 올랐다고 대주주가 자기 회사 주식을 파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지요.

자백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삼양의 용기'를 격려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업계에선 '왕따'되는 분위기이지요. 과연 어느 모습이 진짜일지, 오직 삼양만 알고 있을 겁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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