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최종 확정되려면 형식적인 절차를 더 밟아야 한다. 세계은행은 24일 김 총장을 비롯해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등 3명을 총재 후보자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총재가 되려면 187개 회원국 중 85%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2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회원국이 그룹별 순번제로 맡지만 미국은 단독 이사국이며 최대 지분(16.41%)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은 세계은행에서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미국의 동의 없이 총재가 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1968년 출범 이후 세계은행은 미국,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이 총재를 맡는 관행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세계은행 이사회가 미국이 지명한 후보를 낙마시킨 적은 한 차례도 없다.
김 총장 외에 후보에 오른 나머지 2명은 신흥국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인물이다.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은 세계은행 사무총장을 4년 가까이 역임하는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2009년엔 세계은행 개혁위원회를 구성, 체질개선 작업을 주도한 적이 있어 조직 내부 사정에도 정통하다. 브라질 등 남미는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을 밀었다. 그는 이론(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과 실무(유엔 경제ㆍ사회분야 사무차장)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이들 3명의 후보를 상대로 개별 면접을 실시한 뒤 내달 21일 열리는 세계은행ㆍIMF 연차총회에서 신임 총재를 결정한다. 후임은 6월 임기가 만료되는 로버트 졸릭 총재의 뒤를 이어 향후 5년 간 세계은행을 이끌게 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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