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갈등으로 치달은 숙명여대 이사회와 대학 측이 총장서리와 총장직무대행이라는 이중 체제를 가동하는 희대의 상황으로 비화했다.
숙명여대는 22일 재단 이사회가 한영실 총장을 전날 전격 해임한 데 대해 조무석 대학원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직제 규정에 '총장서리'라는 직위는 없다"며 "총장 유고시 대학원장이 대행하도록 한 학교법인 숙명학원 정관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전날 한 총장을 해임 의결하며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를 총장서리로 임명했었다. 이사회 측은 "총장이 해임된 것이기 때문에 총장서리를 임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총장서리와 총장직무대행의 갈등은 당장 표면화했다. 총장서리 구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이 임명한 3명의 보직교수와 함께 총장실에 들어가려다 한 총장 측 보직교수들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 당시 한 총장은 총장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한 총장과, 이사회를 장악한 전직 이경숙 총장 간 갈등으로 분석되는 이번 사태는 2개의 대학 운영체제 가동으로 쉽게 수구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은 '총장 해임 및 이사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한 상태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자로 임기가 만료된 숙명여대 이사 3명에 대한 연임 승인을 보류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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