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 / 박성준 외 5인 지음/ 철수와영희 발행ㆍ중학생부터ㆍ1만2,000원
서울 통인동에 있는 '길담서원'은 서당과 카페 기능을 합친 책방이다. 인문ㆍ사회과학 서적이 주를 이루는 가게에서 독자들은 책을 읽고 차를 마시고 저녁마다 공부모임을 갖는다. 대학로 '이음아트', 응암동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처럼 마을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인데, 이 책방들과 차이점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특강을 주기적으로 연다는 사실이다. 2009년 1월부터 길, 일, 돈, 몸, 밥, 품 등 청소년을 위한 '한 글자 인문학 교실'을 열었고, 이 강연시리즈가 끝나면 사랑, 평화, 철학, 역사 같은 두 글자 인문학 교실을 열 계획이다.
<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는 돈을 주제로 한 청소년인문학 교실의 강연 내용을 엮은 책이다. 길담서원 대표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서 철학자 강신주, 소설가 이시백, <88만원세대> 저자인 칼럼니스트 박권일, 경제교육 전문가 제윤경, 국어 교사 송승훈씨가 참여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강연에 참여했지만 이후 한진중공업 사태로 강연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지는 못했다. 나에게>
저자들의 면면에서 보듯 단순히 경제관념과 절약습관을 가르치는 강연이 아니다. 이들은 돈과 교육의 관계, 용돈의 활용과 올바른 소비, 돈과 평화의 문제, 돈의 철학, 문학 작품에 나타난 돈 이야기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돈의 본질과 작동 원리를 소개한다. 아울러 돈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주인으로 살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아이들과 토론한다. 동화 <모모> , 사회과학서 <88만원세대>, 소설 <프랑스적인 삶> , 잡지 <녹색평론> 등 다양한 책들과 지식을 소개하며 저자들은 '돈의 바깥을 상상하자'고 강조한다. 녹색평론> 프랑스적인> 모모>
'강연의 30%는 청소년의 발언시간으로 할애한다'는 원칙에 따라 각 강연 끝에 청소년들의 의견과 질문을 엮었다. 특강에 참여한 32명의 아이들의 이름을 책 맨 앞에 기록한 배려가 인상 깊다. 진짜 교육은 이런 게 아닐까.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