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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일침 外

입력
2012.03.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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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침 / 정민 지음

삶을 바로 세워주는 사자성어 풀이집

사자성어에 담긴 깊은 의미를 풀었다. '일석이조'처럼 초등학생도 알 만한 관용어로 채우진 않았다. '정문일침(頂門一鍼)'에서 따온 제목이 알려주듯 세상을 똑바로 보고 올바로 살 수 있도록 막힌 혈도를 푸는 정갈한 글들이다.

100편의 글을 네 주제로 나눠 묶었다. 이황 박지원 정약용 공자 두보 한유 등 현인군자의 고전 속 명문을 곁들여 이해와 사유의 폭을 넓혔다. 1부에선 '마음의 표정'을 둘러본다. 마음이 한가하면 정신이 활발하다는 뜻의 '심한신왕(心閒神旺)'을 소개하며 저자는 마음 말고 몸만 한가롭지는 아닌지, 몸이 하도 바빠 마음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자문한다.

2부 '공부의 칼끝'은 선인들의 공부 단련법과 지식 경영법을 소개한다. '묘계질서(妙契疾書)'는 순간의 깨달음을 놓치지 말고 메모하라는 뜻이다. <열하일기> 도 박지원이 여러 해의 노정 도중 적어 둔 거친 비망록을 바탕으로 완성한 책이다. 3부는 '진창의 탄식', 4부는 '통치의 묘방'이다. 물이 줄자 바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는 뜻의 '수락석출(水落石出)'은 정치에 대한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지난해의 사회적 화두로 거론될 만하다. 김영사ㆍ296쪽ㆍ1만 4,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흔하디 흔한 이웃에게 띄우는 연서

당신을 사랑합니다 / 김해자 지음

위인들의 삶만이 종이를 잉크로 채우고, 책이란 전달매체로 묶여나올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제 아무리 무지렁이 같은 삶은 산다 해도 각자의 인생엔 굴곡진 사연이 있고, 역사와 사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기 마련이다. 주변 사람들조차 귀 기울이려 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 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삶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마주할 수 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는 사회와 역사의 주변에서 힘겨운 삶을 지탱해온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다시 그들에게 연서로서 그 사연을 바치는 책이다. 서울 마장동 우시장에서 곱창을 다듬는 70대 할머니, 요절한 여성 노동운동가 등이 사연의 주체이자 연서를 받는 객체로 등장한다.

저자는 전태일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으로 인물들의 입말을 구수하거나 간결한 문체로 전한다. "저마다의 몸 속에 수만 권 책들이 숨어 있다." 저자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 사람들의 삶을 지면에 옮긴 이유다. 삶이보이는창ㆍ352쪽ㆍ1만3,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 선택과 집중을…

슬로우 / 플로리안 오피츠 지음

시간이 너무 없다. 한가지 일에 몇분 집중하지 못하고 긴 글은 끝까지 읽지 못한다. 완전히 지친 상태에서도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래도 늘 불안하고 무언가에 쫓기는 기분이다.

비단 나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이런 강박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저자는 현대인의 시간 부족 문제와 뭐든 빨리를 권하는 사회 가속화 현상의 원인을 직접 발로 뛰며 추적했다. 시간 관리 제왕, 탈진증후군(burn-out syndrome) 전문가, 디지털 세계와 단절한 기자, 시간 연구자 등을 찾고, 이와 반대로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계적 기업 컨설턴트와 2,3초 단위로 새 뉴스 제목이 뽑혀 나오는 로이터 통신을 방문한다. 독일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히말라야 오지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결론은? 당장 일의 한계를 정하고 과감하게 포기하라고 충고한다. 즉 선택하고 집중하라는 얘기다. 시간은 절약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한가지 더, 얼마나 더 속도를 낼 수 있는지만 묻지 말고 바람직한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정하라고 권한다. 박병화 옮김. 로도스ㆍ268쪽ㆍ1만5,000원.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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