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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파문/ 관악을 여론조사는 조작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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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파문/ 관악을 여론조사는 조작경쟁

입력
2012.03.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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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을 야권단일 후보 경선이 진행된 지난 17,18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21일 탈당) 측은 여론조사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이 당원들에게 '나이를 20, 30대로 속여서 응답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 측은 "김 의원 측도 연령대를 속여서 대답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의 6급 비서 조모씨 등은 자신이 관리하는 지지자들에게 '60대 이상 조사가 끝났다'는 문자메시지를 17일 오전10시49분에 보냈고, 11시12분에는 '지금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 11시35분에는 '40~50대도 모두 종료'라는 메시지를 순차적으로 띄웠다.

김 의원 측에서는 18일 오전 10시41분에 한 시의원이 '40세 이상 질문이 끝나고, 19~39세 응답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를 놓고 이 대표 측에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각 캠프는 시시각각 바뀌는 연령대별 여론조사 진행 상황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양당은 당초 협상 과정에서 어느 조사기관이 어떤 지역을 맡는지도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하지만 양당 당직자들이 각 여론조사 기관에 참관인으로 파견돼 있었기 때문에 각 선거구별 진행 과정은 후보들에게 모두 노출되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연령대별 조사 진행 상황에 맞춰 선거구내 당원 및 지지층에게 '연령대를 바꿔 말한 뒤 응답하라'는 메시지를 띄웠고, 다음날 김 의원 측도 비슷한 방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은 "이 대표 측에서는 단순히 200명에게 우발적으로 이 같은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런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같은 지지층에게 문자를 퍼 날랐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 지역에서 조작이 이뤄진 것"이라고 이 대표 측을 압박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의원 측이 노인정에서 20~30대로 응답하는 요령을 담은 유인물을 뿌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우리 캠프 사람 2명이 우발적 실수를 범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가 관악을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론조사 경선이 완벽한 보안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당수 다른 지역 후보들도 불법적인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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