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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파문/ 민주 백혜련 공천에 통합진보 "상응조치"… 치킨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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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파문/ 민주 백혜련 공천에 통합진보 "상응조치"… 치킨게임 양상

입력
2012.03.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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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사이의 야권연대가 점점 꼬이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야기된 야권연대 균열이 자칫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4ㆍ11 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양당의 걸음이 엉키면서 야권의 총선 전망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서울 관악을 통합 경선에서 이 대표에게 패배한 김희철 의원이 후보 등록 직전에 민주당을 탈당함으로써 갈등은 봉합 국면으로 흐르는 듯했다. 21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의 심야 회동에서도 김 의원의 탈당 소식을 접하고 "재경선 상대가 사라진 마당에 재경선은 물론 사퇴를 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이 대표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합진보당이 입을 타격을 의식해 이 대표에게 사퇴를 권유했던 일부 대표도 "이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갈등은 물밑에서 증식되고 있었다. 양당 야권연대 협상 대표 사이에 진행된 접촉에서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이 요구하는 관악을 재경선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민주당 후보가 3표 차이로 경선에서 패배한 경기 안산 단원갑의 재경선을 요구한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잠복된 갈등은 급기야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증폭됐다. 통합 경선에서 3표 차이로 패배한 백혜련 변호사를 경기 안산 단원갑 후보로 공천한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 과정에서 단일화가 진행됐던 전례를 감안해 후보 단일화를 조건으로 공천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표의 사퇴 거부를 겨냥한 맞대응 성격이 강해 보인다.

이에 통합진보당은 "명백한 경선 불복"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 반발했다. 백 변호사는 안산 단원갑 여론조사의 표본설계 오류를 주장하지만 사전에 오류 가능성을 고지했고 같은 조건에서 조사가 진행된 만큼 문제 없다는 게 통합진보당의 주장이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미세한 득표 차를 문제 삼아 경선에 불복한다면 5표 차로 패배한 인천 남동갑의 우리 후보도 출마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나아가 "야권연대 미합의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며 '벼랑끝'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서울 동대문갑과 성동을 등 민주당 후보 결정이 지연되면서 단일화 경선이 성사되지 않은 지역에 통합진보당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경고한 것이다.

양당이 위기관리 대신 '치킨게임'에 몰두하는 형국이 되면서 관악을에서 시작된 야권연대 위기가 자칫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심상정 이정희 공동대표와 노회찬 천호선 대변인 등 이른바 통합진보당 '빅4'후보에게 패배한 민주당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 후보들까지 가세한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단일 후보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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