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야권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과 관련한 각계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출마 강행 방침을 굳힘에 따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22일 "이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은 전날 심야 회동에서도 이 대표가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유 대표는 "(이 대표가 사퇴할 만큼) 중대한 문제인지는 총선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3일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김희철 의원도 23일 무소속으로 후보를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 관악을의 야권연대는 사실상 파기됐다.
이런 가운데 양당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후보단일화 경선 결과와 상관 없이 후보를 내세울 태세여서 야권연대 균열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3표차로 패배한 백혜련 변호사를 경기 안산 단원갑 후보로 공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과거에도 선거 기간 중에 단일화한 전례가 있다"면서 "단일화를 조건으로 공천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통합진보당은 "경선 불복"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이 끝까지 공천을 고집한다면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야권연대가 합의되지 않은 서울 동대문갑과 성동을 등의 지역에 통합진보당 후보를 출마시킬 수도 있다"고 맞대응했다.
한편 범야권 시민사회원로들은 이날 야권연대 복원을 촉구하는 한편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도 주문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등이 참여하고 있는 '희망2013ㆍ승리2012원탁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표를 겨냥해 "규칙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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