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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이 대세"… 증시에 몰리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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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이 대세"… 증시에 몰리는 돈

입력
2012.03.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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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1일(현지시각) 눈길을 끄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금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주식 매수의 기회다. 주식시장은 향후 몇 년간 추세적인 상승 흐름이 기대되는 만큼 장기투자를 준비해야 한다."

곳곳에서 '위험자산 시대'가 도래했다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 "이제 채권 같은 안전자산 대신 주식 등 위험자산이 투자의 대세"라는 주장이 점차 세를 얻고 있지만, 한편에선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최근 안전자산에 대한 매력이 급감하는 추세는 확연하다. 2월초만 해도 1.8%대 초반에 머물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근 2.4%에 육박할 정도까지 치솟았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팔아 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증시는 이미 작년 하반기 이후 봄기운이 완연하다. 올 초 1만2,000대 초반을 오가던 다우지수는 최근 1만3,000대를 돌파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1년 만에 3,000 고지를 회복했다.

국내도 사정이 비슷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3.3%대에서 지금은 3.6%대를 웃돌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2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2,000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흐름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피터 오펜하이머 글로벌주식전략 본부장은 보고서에서 "주식은 지난 20년간 채권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왔으며 이로 인해 현재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향후 채권 투자는 오랜 기간 작별을 고하고(long good bye) 대신 주식은 상당 기간 매수에 나서야(long good buy)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템플턴 이머징마케팅그룹 대표도 최근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금리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고작 2~3% 금리의 채권투자에 더 이상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이 점차 대안으로 주식 쪽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도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국제금융센터는 "2008년 이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약 5조달러의 양적완화를 단행했다"며 "이렇게 풀린 돈이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로 몰리며 위험자산의 동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견해도 많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은 유동성의 힘 때문에 위험자산 활황이 이어질 수 있지만 결국엔 버블 붕괴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단지 현재 상황만을 보고 장기간 위험자산이 대세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지금은 세계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많이 해소되면서 과도하게 올랐던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얼마나 추가 상승 탄력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실물 경기 회복 기미가 확실하게 나타나야 위험자산 강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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